조선시대에 사인검, 보검, 칠성검 같은 양날 칼은 실전용보다는 의례적 용도에 보다 많이 쓰였다. 실록에는 사인검이 재앙을 물리치는 ‘앙재(禳災)’의 목적으로 만든 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실전용 칼로는 외날 칼인 환도(環刀)가 보다 많이 쓰였다. 훈련도감을 뜻하는 훈(訓)자가 새겨진 환도 등이 전형적인 조선시대 후기 군대용 칼로 추정되고 있다.
사인검은 ‘호랑이의 해, 호랑이의 달, 호랑이의 날, 호랑이의 시간(寅年, 寅月, 寅日, 寅時)’에 쇠를 두드려 만든 칼을 말한다. ‘인년, 인월, 인일’에 만든 칼은 삼인검이라고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용의 해에 만드는 진검(辰劍) 혹은 삼진검이라는 칼도 있었다.
사인검의 경우 원하는 때에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칼이 아니라, 호랑이의 해가 돌아오는 12년마다 만들 수 있는 칼인 셈이다. 사인검과 삼인검 등을 통틀어 인검(寅劒)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랑이가 상징하는 용맹성을 담은 칼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전통도검 연구가 유명한 이석재 경인미술관장은 음양으로 따졌을 때 순수한 양, 즉 ‘순양(純陽)’을 기운을 담은 칼이라고 해석을 한다.
사인검은 장군들에게만 하사하는 칼은 아니었다. 사특한 기운을 물리치는 상징성을 담은 칼이기 때문에 문·무에 상관 없이 주요 신료들과 왕실 주요 구성원들에게 하사할 수 있는 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